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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농증 수술 이후에 패킹 제거 전까지는 숙면은 불가능하다.
드디어 내일이 코 안에 이틀 동안 공생하고 있던 패킹들을 제거하는 날이다.
그래도 겨우겨우 내일 양쪽 코가 뚫릴 생각 하면서 잠들었다. 새벽 세시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날 설렘반 두려움 반의 마음으로 이비인후과 진료실로 뚜벅뚜벅
간단한 상태체크 후에 바로 집게로 패킹을 하나씩 꺼내신다.
'오 생각보다 괜찮네'
'아니 또있어?'
'제발 죽여주세요'
'아니 또 있다고!!!!!!!!!!!!!!!!!!!!!???????????'
'제발!!!!!!!!!!!!'
대충 이런 의식의 흐름을 반복하다 보면 잠시 동안 양쪽 콧구멍에 상쾌한 공기가 들어오는 느낌을 맛볼 수 있다.
달달하더라
진짜 거의 10년 만에 느껴보는 느낌이었다.
소리 질러~~~~~~~~~~~~~~~
패킹 제거 작업하는 동안 많이 아프긴 했다.
특히 가장 깊숙이 있던 패킹을 쓱~ 뽑아 올릴 때는 진심 악마가 내 뇌를 찐하게 핥고 가는 느낌이랄까
패킹들이 다 제거되면 그때부터 피가 진짜 펑펑 나온다. 의사 선생님 말로는 고여있던 피가 나오는 거라고 하셨지만
그거 치고는 양이 너무 많았다.
밖에서 어느 정도 지혈을 마치면 진료실에 다시 들어간다.
마지막으로 선생님이 코 안 구석구석 피떡들과 농들을 빨아들여주시면 끝~
잠시 동안 코 양쪽이 뚫려있다가도 한 3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막히기 시작한다.
출혈로 인한 피떡들 때문인지 아니면 부비동에 잔존하던 농들 때문인지는 모른다.
아직 3일밖에 안되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1. 얼굴 안에 있는 빈 공간들에 농이 꽉 차 있어서 답답하단 느낌이 들었는데 그런 느낌이 어느 정도 없어졌다.
2. 패킹을 제거니까 전반적인 삶의 질이 올라갔다.
3. 진통제 없이도 견딜만해졌다.
다시 코가 막혀서 아쉽다. 내일 퇴원해서 의사 선생님 지시대로 코 세척 주기적으로 해주면 다시 시원하게 뚫릴 거란 확신이 있다. 너무너무 너무 기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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