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농증(만성 부비동염) 수술 당일

    2020. 3. 3.

    by. zia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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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신마취 수술은 인생 처음이어서 걱정 진짜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할만했다.

    비중격 만곡증 수술, 양쪽 축농증 수술 이렇게 했다. 

    풀어서 쉽게 말해보면 

    코뼈 휘어져있던 것 바로잡기, 부비동 통로 넓히기, 부비동 안에 있던 농 제거, 숨 쉬는 통로 넓혀주기 

     

    수면가스 두 번 정도 마시니까 정신을 바로 잃었고 눈떠보니 회복실에 있었다.

    물론 이때부터가 고통의 시작이긴 하다.

    마취가 서서히 풀리고 눈이 떠지는 순간부터 통증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간호사 선생님 불러서 진통제 좀 놔달라고 계속 부탁했던 것은 기억난다.

    그래도 진통제가 링거에 같이 투입되고부터는 어느 정도의 일상생활은 가능했다.

     

    [축농증 수술 당일에 겪는 불편함]

    1. 통증 - 진통제 들어가면 막 죽을 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괴롭다. 코 주위 통증, 두통은 당연하고 나 같은 경우에는 윗니 치통도 살짝 있었다.

    2. 100% 구강호흡 - 내가 제일 불편했던 점이다. 입이 계속 마르게 되고 목도 칼칼해진다. 잘 때는 혀가 진짜 노가리 마른 것처럼 빳빳하게 마르고 혓바늘도 자주 난다.

    3. 끊임없이 흐르는 코피 - 거즈 여러 개를 콧구멍 안에 꽉 채워 넣긴 하지만 워낙 출혈량이 많다 보니까 자꾸 피가 흐른다. 휴지가 침대 옆에 꼭 있어야 한다. 

    4. 식사가 쉽지 않다. - 수술 전에는 막 '수술 끝나면 맛있는 거 많이 먹어야지 데헷' 이 생각을 하다가도 막상 수술 후에 입속이 피범벅이고 코에서 피비린내를 계속 맡다 보면 식욕도 급격하게 떨어진다. 코로 숨을 못 쉬니까 식사도 쉽지는 않다.

     

    수술 직후에 많이 아프긴 했지만 마냥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내 얼굴 밑에 있던 농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 긁어내버렸다는 생각만 해도 뭔가 새사람이 된 느낌이 들었다. '한 이주일 고생해서 남은 인생 편하게 살자' 마인드로는 어떤 고통도 참아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수술 이틀째이다.

    이틀째 정도만 해도 나름 살만하다.

    양쪽 코에 거즈가 꾹꾹 채워져 있는 것은 여전히 싫지만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밀린 재택근무를 한다던지 자기 일을 할 수 있다. 물론 뛰어다닌다거나 치맥을 할 수 있을 만큼은 아니다 ㅜㅜ

    내일, 수술 3일째에 드디어 박아뒀던 솜을 뺀다고 한다. 물론 바로 녹는 솜을 채워 넣겠지만 빨리 양쪽 콧구멍으로 공기가 들어오는 느낌을 느껴보고 싶다. 벌써부터 신난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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